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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김종현 쿠콘 대표 “데이터에서 핀테크 허브로…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
2025.10.19

김종현 쿠콘 대표는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은행·증권·공공기관 등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안전하게 이어주는 API 플랫폼 기업 쿠콘이, 이제 스테이블코인으로 영역을 확장을 한다는 뜻이다.

 

◇ API로 금융을 연결하다…쿠콘의 ‘데이터 허브’ 전략

 

쿠콘의 핵심 비즈니스는 ‘데이터 API’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서로 다른 시스템을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게 하는 기술로, 핀테크 기업들이 앱을 개발할 때 필요한 ‘데이터용 부품’에 가깝다. 예를 들어 토스나 핀타가 고객의 계좌 내역을 불러오거나,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를 한 화면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쿠콘의 API 덕분이다.

 

김 대표는 “각 기관마다 데이터를 일일이 연결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쿠콘은 금융기관 등 정보 보유 기업과 이미 연결된 인프라를 통해, 기업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한 번에 받아갈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2006년 설립된 쿠콘은 이 같은 데이터 API를 기반으로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을 연결하는 ‘데이터 허브’로 성장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주요 서비스가 쿠콘의 API를 활용해 금융정보를 불러오고, 대출 비교나 간편결제 같은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은 철저히 ‘인프라의 시간’이었다. 창립 후 10여년 동안 쿠콘은 연결망 구축에 집중했다.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과의 통신라인을 직접 연결하며 국내 데이터를 확보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일본·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금융이 확산되자, 쿠콘의 데이터 API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비대면 금융으로 급격히 전환되던 시기에 이미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던 게 결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 데이터 인프라 넘어…스테이블코인으로 확장

 

쿠콘은 데이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결제’와 ‘자산’의 영역으로 확장을 시작했다. 전국 4만여대의 ATM과 10만개 이상의 QR결제 가맹망을 보유한 쿠콘은 유니온페이·위챗페이 등 글로벌 결제 플랫폼과 연동해 외국인 방문객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 외국인 결제뿐 아니라 향후 스테이블코인 결제도 실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다”며 “은행과 핀테크를 잇는 연결망이 결제 통로로 확장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쿠콘의 차세대 성장축이다. 블록체인 기술기업 파라메타·인피니블록과 함께 PoC(개념검증)를 진행 중이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오프라인 유통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보편적이지 않지만, 쿠콘이 ATM과 QR 가맹망을 활용해 결제·출금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 코인의 실사용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업들이 발행과 보관을 맡는다면, 쿠콘은 이를 ‘유통’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지역화폐나 복지포인트 같은 영역에서 시범 적용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쿠콘의 또 다른 강점은 보안과 규제 대응 능력이다. 목동과 역삼 두 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24시간 관제체계를 갖췄고, 연간 600여회의 감독·실사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AML(자금세탁방지), KYC(고객확인) 같은 규제 기술은 이미 내재화돼 있다”며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법인,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상생을 넘어 지속성으로…쿠콘이 그리는 금융 생태계

 

쿠콘의 성장 방식은 ‘함께 커가는 구조’다. 김 대표는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려면 다양한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쿠콘은 데이터 인프라를 개방해 스타트업들이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콘은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를 비롯한 여러 초기 핀테크 기업에 기술 투자와 API 인프라를 제공하며 성장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김 대표는 “핀테크 기업이 많아져야 데이터가 더 활발히 쓰인다”며 “초기에는 기술로 지원하고, 성장 이후에는 함께 이익을 나누는 모델로 생태계를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쿠콘의 가치를 ‘좋은 회사’로 정의했다. 김 대표는 “직원·고객·주주·사회 모두에게 좋은 회사가 되는 게 쿠콘의 목표다. 영업이익의 5%는 사회공헌에 쓰고 있다. 캄보디아 IT 교육사업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부산 개발센터를 통해 지방 인재 고용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콘의 사회공헌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을 넘어, 핀테크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며 “기술로 사회를 잇는 기업이 되겠다는 초심은 변하지 않는다. 신뢰와 연결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원문 :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292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