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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유럽 10개 은행, 2026년 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2025.12.03

유럽 주요 은행 10곳이 공동으로 유로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디지털 금융 시대의 통화 주권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로젝트 명은 ‘키발리스(Qivalis)’이며, 발행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잡혔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금융권이 독자적 디지털 유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대형 은행 BNP파리바는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유럽 내 9개 은행과 함께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발행 주체는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에 등록된 앰스테르담 소재 법인 ‘키발리스’, 규제 틀은 유럽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다. 규제 승인 이후 2026년 하반기 시장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얀 올리버 셀 키발리스 CEO는 “디지털 시대의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기술 상품이 아니라 화폐 자율성과 경쟁력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기업과 소비자가 자국 통화로 온체인 결제, 디지털 자산 거래, 스마트계약 기반 금융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본격화되며 글로벌 규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 결제 법안인 ‘GENIUS 법’을 승인해 관련 정책 정비에 속도를 냈다. 유럽의 이번 움직임은 사실상 미국과의 디지털 통화 규제 경쟁 구도 속에 나온 대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통화 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올라프 슬레이펀은 “시장 성장 속도는 통화정책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CB 역시 작년 11월 보고서에서 “유럽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아직 작은 규모지만 성장 속도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 ECB 수석자문 위르겐 샤프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유로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약 3억5,000만 유로(약 5,143억 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1%도 되지 않는다. 시장 대부분은 USDT, 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장악하고 있다.

 

대형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는 유로 연동 토큰 ‘EURt’를 작년 말 지원 종료하며 유럽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테더는 MiCA가 요구하는 높은 준비금·감사 기준이 사업 지속성에 부담을 줬다고 판단했다. 당시 파올로 아르도이노 CEO는 “MiCA가 오히려 안정코인 리스크를 키우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26년 본격 출시될 ‘키발리스’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달러 편중 구조에 어떤 균형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유럽이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하려는 이번 시도가 ‘유로의 온체인 패권’이라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열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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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미디어 / 최고 기자

원문 : https://www.bonmedia.kr/news/articleView.html?idxno=5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