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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한국블록체인협회 "토종 블록체인 없으면 또 패권 놓친다"
2025.12.04

한국블록체인협회는 3일 서울 여의도 NICE 1사옥 컨퍼런스홀에서 '토종 블록체인(메인넷) 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블록체인업계를 비롯해 IT·학계·문화계의 주요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단순한 기술 논의를 넘어 국가 디지털 인프라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세미나 메인 발표자로 나선 문영배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은 "블록체인은 이미 암호화폐를 넘어 AI·데이터 주권·공공 인프라를 구성하는 차세대 국가 기반 기술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정책은 여전히 규제 중심에 머물러 기술 육성·R&D·실증 생태계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국이 이미 공공 블록체인 인프라(EBSI·CBDC·국가망)를 구축하며 움직이는 만큼 한국도 토종 그랜드 레이어·고성능 메인넷 확보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연합의 블록체인 기반 신원 인프라,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주요국들이 블록체인을 국가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 실증 사례 발표자로 나선 이상윤 블룸테크놀로지 대표는 자체 개발한 메인넷 프로젝트 '로커스체인'의 성능을 소개했다. 그는 자체 개발한 고유 특허인 다이나믹 샤딩, 검증 가능한 프루닝, DAG 원장구조 등을 통해 기존 블록체인이 실현하지 못한 경량화된 노드와 뛰어난 확장성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로커스체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구 규모까지 확장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블록체인 인프라라고 내세웠다. 휴대전화와 모바일 기기, 일반 PC에서도 노드 참여가 가능하며, 수십만 TPS(초당 트랜잭션 처리 속도) 수준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게임, 미디어, 공공, 물류, 금융 등 대규모 트랜잭션 산업에 즉시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서버 없이 작동하는 게임과 스트리밍 플랫폼 시연을 통해 기존 블록체인으로는 불가능했던 영역에서 성과를 보여줬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네이버 해피빈 권혁일 명예이사장은 네이버 '해피빈'의 참여형 기부 모델을 블록체인으로 확장한 차세대 플랫폼 'GiveFy'를 소개했다. 그는 사용자의 행동이 토큰의 가치로 전환되는 '가치 적립형 컨테이너' 개념을 제시하며 참여와 기여 중심의 디지털 경제 모델을 강조했다.

 

권 명예이사장은 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Bean'을 글로벌 K-컬처, 게임, 팬덤 경제와 결합해 세계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원화 경제권에 편입되도록 하는 '디지털 기축통화 전략'도 함께 내놨다. 그는 "GiveFy 모델이 복지, 청년정책, 환경, 보험, 교육 등 다양한 국가 정책에 적용 가능하며 AI 시대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참여형·기여형 분배 시스템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김기흥 디지털융합산업협회 회장(경기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발표자 3인과 함께 이종혁 세종대 교수(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블록체인 기반기술 의장), 윤석빈 서강대 특임교수(트러스트커넥터 대표) 등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미래 혁신과 국가 경쟁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세미나를 주최한 문영배 수석부회장은 "블록체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뿌리"라며 "지금 토종 메인넷을 육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한 번 플랫폼 패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가상자산 규제에는 적극적이지만 블록체인 기술 육성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중국이 앞다퉈 블록체인을 국가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는데 한국만 규제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기술 주권 확보 차원에서 토종 메인넷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스경제 / 전시현 기자

원문 : https://www.hans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7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