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 시장이 스테이블코인 실물 결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비자·마스터카드 등 전통 금융사뿐 아니라 코인베이스·솔라나 같은 웹3 기업까지 가세하면서 결제 인프라 경쟁이 격화됐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지 않아 달러 기반 결제 중심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카드사, 스테이블코인 결제 상용화 선도
비자는 2021년 써클(Circle)의 스테이블코인 USDC를 자사 정산 시스템에 처음 도입한 데 이어 2023년 솔라나(Solana) 네트워크로 확장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비자는 스텔라(Stellar)와 아발란체(Avalanche) 네트워크 지원 계획을 밝히며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강화를 이어가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기업 제로해시(Zero Hash) 인수를 추진하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카드는 결제 시 디지털 자산을 즉시 법정화폐로 전환해 가맹점이 기존 카드와 동일한 방식으로 정산받는다. 따라서 사용자는 기존 신용카드처럼 결제하면서도 더 빠르고 저렴한 거래를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기존 국제 송금망(SWIFT)의 한계였던 거래 지연과 높은 수수료 문제를 블록체인 기반 결제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기업들도 결제 경쟁 가세
디지털자산 기업들도 실물 결제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올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와 손잡고 ‘코인베이스 원 카드(Coinbase One Card)’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등 보유 자산을 자동 환전해 결제할 수 있으며, 결제 금액의 최대 4%를 비트코인으로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제미니(Gemini), 비트겟(Bitget), OKX 등이 실물 결제 카드를 출시했다.
웹3 프로젝트 솔라나(Solana)는 ‘카스트(KAST) 카드’를 선보였다. 솔라나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의 자산을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실시간 환전해 직불 결제에 사용하는 구조다.
국내 기업들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 대비 나서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카드는 국내에서도 일부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자 후기에서는 “구글페이나 애플페이 기반 앱카드는 결제처 제약이 많았다”며 “실물카드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해 훨씬 편리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현재 결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져 환율 변동에 따른 제약이 있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돼야 관련 결제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장 대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및 결제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토스는 자체 결제망에서 디지털자산 결제를 수용하기 위한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두나무(업비트)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연구를 확대 중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보다는 결제 인프라와 송금 중심의 사업 모델이 준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모바일 중심의 간편결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실물카드 출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코인베이스의 결제카드 출시 소식 이후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도 자체 카드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규제 불확실성으로 관망하던 국내 카드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BC카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필요한 핵심 기술 특허를 출원하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최원석 BC카드 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지급결제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국내 최대 가맹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블록미디어 / 문예윤 기자
원문 :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999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