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와 가상자산 거래 시장을 나란히 휩쓸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26일 합병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정작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유관 기관 간의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정부 법안 발의가 늦어져 결국 연내 법제화는 물 건너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금융당국 및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강준현 정무위원회 간사,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당정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정부안)’을 발의하기 위한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등을 담은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지난해 7월 도입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는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규제만 포함돼 있다. 테더, 서클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당정협의회에서 금융당국에 ‘정부안의 제출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안 발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정무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 여덟 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법안소위 안건에서 관련 법안들이 제외되면서 연내 법제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아무리 늦어도 다음 달 중에는 정무위 간사를 통해 법안을 발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정부안이 빠르게 발의된다고 해도 연내 정무위 안건에 올라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요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법규 제정도 이뤄지지 않은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대훈 한국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자가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고려해 해외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미국, 영국, 해외 선진국들처럼 관련 법규가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서경 무역협회 수석연구원도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글로벌 결제 표준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만큼 제도적 신뢰 확보를 위한 법과 제도가 시급히 정비돼아 한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 정부의 지지부진한 행보가 일본 금융청과 대비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달 27일 엔화 가치와 일대일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JPYC)의 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 일본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여전히 세계에서 현금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아날로그 국가’이지만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관련 생태계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 강우석 기자
원문 :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1127/1328566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