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사, M&A·라이선스 확보로 인프라 선점 각축전
| 가상자산 융합에 리스크 관리 변수 5개로 확대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금융권뿐만 아니라 IT 업계 긴장감도 높다. 송금과 결제 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만큼 이를 지원할 자금세탁방지(AML) 및 이상거래탐지(FDS) 등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수요가 ‘빅뱅’ 수준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다날, KG이니시스, 헥토 등 주요 전자결제(PG) 기업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비해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되는 즉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 내재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헥토그룹은 지난해 모회사인 헥토이노베이션을 통해 블록체인 지갑 인프라 기업이자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구 월렛원을 인수했다. 올해 초 사명을 ‘헥토월렛원’으로 변경하고 최정록 헥토파이낸셜 기획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하며 그룹 내 결제 인프라와의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헥토월렛원 관계자는 “재무, 감사 등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 분야도 그룹의 체계적 지원 아래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해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날은 자회사 메타핀컴퍼니를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를 내재화했다. 최근 법인 월렛 기반 디지털 자산 결제 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사용자가 디지털 자산을 지갑으로 보내면 이를 수취해 가맹점에 원화로 정산하는 구조다.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을 통한 페이코인 운영 경험도 있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함께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G그룹 역시 KG모빌리언스와 KG이니시스를 앞세웠다. 휴대폰 결제 강자인 KG모빌리언스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겨냥한 TF를 구성했으며, KG이니시스는 국내외 대규모 가맹점망을 기반으로 역직구와 글로벌 전자상거래 정산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는 형태를 구상 중으로 알려졌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 PG사들은 사내 TFT를 꾸려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소극적 대응, 정식 사업부를 신설하는 중도 대응, 별도 법인 설립이나 M&A를 진행하는 적극적 대응의 세 가지 유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급결제 방식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를 감시하고 승인하는 리스크 관리 솔루션 시장도 뜨겁다. 옥타솔루션, 지티원, 이헤론 등 전문 기업들도 금융권과 핀테크업계를 두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리스크관리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지급결제 라이선스를 가진 거의 모든 PG사와 핀테크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결제 수단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뒷받침할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향후 IT 컴플라이언스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타솔루션은 개별 개발(SI)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50여개사의 노하우를 담은 ‘패키지형 솔루션’을 앞세우고 있다. 규제가 바뀔 때마다 사람이 직접 코딩하는 대신 패치 하나로 전 고객사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지티원은 대형 금융권 AML 구축 경험이 풍부한 강자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요구되는 고도의 보안 인프라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헤론 역시 과거 데이터메이션의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소형 핀테크사에 최적화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공급하며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 구축에서 가장 까다로운 대목은 리스크 관리다.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는 “기존 금융권 AML이 고객, 계좌, 현금이란 3대 요소에 집중했다면 스테이블코인 환경에서는 지갑 주소와 코인 경로가 추가된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지갑 간 전송의 익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범죄 연루 가능성을 차단하는 연관 분석 기술이 사업권 유지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여당과 정부가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이 확정되는 순간 리스크 관리 시스템 고도화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당, 정부, 한국은행 등의 입장이 달라 조율 등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으나 업계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가동을 위한 신고 수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저널e/ 송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