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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쓰는 사람 따로, 버는 사람 따로...스테이블코인 수익 구조 전쟁
2026.04.02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유망 기술이 아닌 보이지 않는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채택 확대에서 수익 배분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제프 핸들러 오픈트레이드 공동창업자는 기고문에서 "2026년의 핵심 질문은 누가 실제로 요금을 걷고 그 가치를 누리는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변화가 확산이 아니라 내재화에 있다고 봤다. 특정 앱이나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대중화를 이끈 것이 아니라 디지털 달러가 조용하고 효율적인 운전자본으로 작동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배관(financial plumbing)처럼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존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업계는 시가총액과 점유율 경쟁에 집중해왔지만, 인프라로서의 스테이블코인은 속도(velocity)가 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다. 핸들러는 시총을 정적인 허영 지표로 규정하며,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금이 얼마나 빠르게 순환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실제 데이터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기고문에 따르면 2025년 스테이블코인 총 거래량은 33조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공급량이 수천억달러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은 동일한 자금이 결제, 지급, 재무 운영 등 다양한 용도로 반복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라틴아메리카가 가장 빠르게 실사용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는 온체인 활동의 각각 61.8%, 59.8%가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 투자 수단이 아니라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생존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여전히 수익 창출(yield) 수단이나 거래 결제 도구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규제와 세제 논의가 이어지는 사이 일부 신흥국에서는 이미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처럼 거래가 급증할수록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가 어디로 귀속되느냐다. 핸들러는 현재 구조가 발행사, 거래소, 수탁기관으로 이어지는 ‘수익 피라미드’ 형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준비금 운용과 유통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핸들러는 테더를 사례로 "직원 1인당 기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언급했다. 거래소는 정산과 내부 라우팅 과정에서 수수료를 취하고, 은행과 네오뱅크는 토큰화 예금과 온체인 결제를 통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규제당국 역시 직접적인 수익을 얻지는 않지만, 라이선스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통해 누가 이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온·오프램프, 지갑,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거래 회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리고 있다.

핸들러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인센티브 구조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처럼 중개층으로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를 유지할 것이 아니라 실제 거래를 만들어내는 사용자에게 일부 가치를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기술’로 인식되지 않을 때, 즉 완전히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되는 순간이 진정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2025년이 스테이블코인이 수십조달러 규모의 가치 흐름을 처리할 수 있음을 입증한 해였다면, 2026년은 그 흐름을 누가 포착하고 통제하느냐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출처: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