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통과된 이후 달러에 연동된 디지털 토큰인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상품·서비스 결제와 송금에 활용하는 소비자와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각)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아르테미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8월 한 달 동안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뤄진 상품·서비스 결제 및 이전 규모가 100억달러(약14조3980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2월의 60억달러(8조6400억원)에서 약 70%쯤 증가한 것으로, 2024년 8월 대비로는 두배 이상이다. 아르테미스 연구진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이 1220억달러(175조65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세는 7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서명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를 마련한 뒤 나타났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토큰을 미 국채(T-bills)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담보하도록 요구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여전히 기존 결제 시스템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옹호론자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앤드루 밴 에이컨(Andrew Van Aken) 아르테미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특정 추세선으로 본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지니어스법 통과 직후에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난다”며 “분명히 점진적(인크리멘털)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간 스테이블코인 결제에서 기업 간(B2B) 이전이 64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며 2월 이후 113% 증가했다. 반면 개인 간(P2P) 거래는 월 16억달러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아르테미스는 기업 결제가 처음으로 개인 간 거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밴 에이컨은 기업들이 국제 은행 간 송금 지연을 피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 단계의 중개 은행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에 기업들이 지쳐 있다”며 기업 거래의 평균 결제액이 25만달러 수준인 만큼 속도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움직이고 있다. 젤(Zelle) 의 모회사에 따르면 젤은 국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경 간 자금 이동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밴 에이컨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자 수익 기회와 자본 이체 속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나은 화폐임을 입증할수록 신뢰는 더 빨리 쌓이고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IT조선 / 이광영 기자
원문 : https://it.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3092149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