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학교 급식실 안, 위생복을 입은 직원들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학생들이 복통을 호소합니다!”라는 가상 상황에 따라 역학조사팀이 즉시 원인 식재료를 추적하고, 보건소로 보고 체계를 가동했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식중독 현장을 재현한 감염병 대응훈련 현장이다.
의성군보건소(소장 이선희)는 10월 28일과 31일, 감염병관리팀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기반 감염병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기존의 회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가상공간을 활용한 실감형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돼 보건인력의 현장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높였다.
훈련은 학교 식중독 대응 5단계 매뉴얼(발생 인지→보고→역학조사→조치→모니터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급식실에서 식재료 오염원을 분석하고, 검체를 채취해 원인을 추적하는 실습을 수행했다.
이어진 2차 훈련에서는 개인보호구(PPE) 착·탈의 대항전이 펼쳐졌다.
2인 1조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정확한 착·탈의 절차를 수행해야 했고, 가상공간 내에서는 음향과 시각 효과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설정돼 실제 현장에 버금가는 몰입감을 제공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첨단장비를 쓰지 않아도 가상환경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해 반복훈련에 유리했다”며 “참가자들이 실제 상황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에는 보건소 내부에서 사용하는 ‘식중독 역학조사 대응단계별 체크리스트’가 함께 적용됐다.
체크리스트에는 예방·대응·복구 단계별로 담당자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구분돼 있으며, △유증상자 보고 절차 △검체 수집 및 조사 △시설 소독 및 복구 등 현장 대응 지침이 포함됐다.
이선희 보건소장은 “이번 훈련은 내부 감염병관리 인력을 대상으로 한 실전 중심 교육으로, 현장 대응 역량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반복훈련을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메타버스 기반 감염병 대응훈련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실감형 교육으로, 직원들의 현장 대응역량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감염병관리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군민이 안심할 수 있는 공공보건 체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성군은 내년부터 역학조사반원을 대상으로 한 ‘보호구 착·탈의 팀별 대항전’을 정례화할 예정이다.
경북일보 / 김동현 기자
원문 :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55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