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258,000원 ▲5,000 +1.98%))가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등극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 만큼 금융권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간편결제 1위 사업자와 1위 가상자산사업자가 만나 20조원 규모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이 탄생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이 네이버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26일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후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결과와 청사진 등을 밝힌다.
포괄적 주식교환, 왜 할까
포괄적 주식교환은 현금이 오가지 않는 주식거래로 대규모 M&A(인수·합병)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적정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면 빠르게 M&A가 가능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모회사,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두나무의 자산총액이 15조여원에 달해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덩치가 큰 만큼 두나무 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교환 비율은 1대 3으로 점쳐진다.
네이버가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69%가 17%대로 희석되고 두나무 송치형 회장 지분은 약 30%가 된다. 이에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유력시되는 방안은 송 회장 측이 의결권을 네이버에 위탁하고 네이버가 송 회장의 지분가치를 올리려 해외상장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 이력이 있고 네이버는 웹툰엔터를 나스닥에 상장시킨 노하우가 있다. 다만 실제 상장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송 회장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되사주고 네이버 경영에 송 회장이 공동참여할 가능성이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98학번 선후배로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이번 합병을 추진했다.
네이버페이, 1위 결제사업자…코인에 최적화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쇼핑, 금융, 가상자산거래를 아우르는 슈퍼앱이 탄생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주도권이 네이버로 넘어올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결제액이 80조원에 달하는 국내 1위 핀테크 기업이다. 모회사 네이버는 검색·쇼핑·콘텐츠·소비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은 물론 국가대표 정예팀으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AI(인공지능)기술을 갖췄다. 두나무는 세계 3위,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가상자산 거래·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착을 위해선 활발한 유통이 필수다. 네이버가 꾸려온 다양한 온·오프라인 생태계가 고스란히 이들이 발행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또 AI, 전자상거래, 가상자산 3가지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갖춰 초개인화한 디지털 통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를 모두 갖춘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기 드물다. 이에 양사의 합병은 디지털 금융서비스업의 미래를 바꿀 빅딜로 여겨진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28년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머니투데이 / 김소연 기자
원문 : https://www.mt.co.kr/tech/2025/11/26/202511251640397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