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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스테이블코인, 미 국채 시장 '보이지 않는 매수자'로...원인은 지니어스 법안
2025.11.25

미국 디지털 금융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7월 2,000억 달러 수준에서 11월 3,090억 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워싱턴이 의도한 ‘디지털 달러 기반 국채 자동 수요 구조’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 법안에 담긴 조항이 현실에서 강제력을 보이자, 민간 발행사가 불과 넉 달 사이 1,090억 달러어치 미 국채를 사들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11월 2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공급 확대로 발행사들이 국채를 연달아 매입하면서 재정 조달 구조에도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서명한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전액 미국 달러 또는 단기 국채로만 담보하도록 못 박았다. 법안의 핵심은 단순한 담보 규제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순간 자동으로 국채 매입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점이다. 전통적인 국채 입찰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상시 수요’가 등장한 셈이다.

 

시장은 이미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11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8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테더가 1,840억 달러, USD 코인이 750억 달러로 시장을 이끌었다. 셰너카 안스렘 페레라 애널리스트는 지니어스 법안의 기술 규정 47쪽에 적힌 이 의무 조항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국채 매입 엔진’으로 전환한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가치를 일찍부터 강조해온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법안 통과 당시 “2030년 시장이 3조 달러에 도달하면 매년 약 1,140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차입 비용 절감 효과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제결제은행 분석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35억 달러 늘어날 때마다 정부 차입 비용이 0.02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20일 동안 발행사들이 하루 평균 9억 8백만 달러 규모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는 일부 국채 전문기관이나 중앙은행과 비슷한 매입 규모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11월 채권시장 콘퍼런스에서 “대규모 발행 유지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변화를 사실상 공식 확인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10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장기적으로 최대 2조 달러의 추가 국채 수요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독 체계가 연준에서 재무부로 이동한 점도 금융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재무부 산하 OCC 감독으로 일원화했다. 은행·비은행 발행사가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되면서, 디지털 달러 정책이 통화정책 바깥이 아닌 재무부의 직접 영향권 안으로 들어간 구조가 형성됐다. JP모건이 최근 비트코인(Bitcoin, BTC)을 담보 형태로 수용하며 기존 보수적 태도를 접은 것도 이러한 규제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재무부는 9월부터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기준과 적격 자산 범위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시장이 조 단위 규모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지니어스 법안이 설계한 ‘스테이블코인-국채 연결 구조’는 이제 미국 디지털 금융 정책의 핵심축으로 굳어지고 있다.

 

코인리더스 / 남현우 기자

원문 : https://www.coinreaders.com/2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