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닫기 닫기

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카드사,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지연에 '발만 동동'
2025.12.18

카드업계, 소비 침체에 B2B 사업 '군침'…"스테이블코인 활용 절실해"

스테이블코인 법안 연내 도입 '불투명'…"결제혁신 타이밍 또 놓치나"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업계는 약 5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참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국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도입이 지연되며 카드업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VISA)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정산 파일럿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의 직접 정산으로 해외 결제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해외 결제 시 다수의 중개 기관과 은행 시스템을 거치며 속도가 느리고 큰 비용이 발생하는 법정화폐 기반 정산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비자의 '해외 정산 파일럿' 같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 시스템이 국내 카드사에 도입된다면 결제 서비스 역량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여신금융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여신금융포럼'에 참석한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카드사가 영위하던 본질적 역할(결제·정산 서비스)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며 "블록체인의 기술적 강점과 전통적 카드 결제가 가진 범용성·편의성을 결합하는 역량이 카드사가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기반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업황 속 카드사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될 전망이다. 유 전무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빠르게 도입될 시장으로 '기업 간 거래(B2B)의 해외 송금 시장'을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이 전통적 B2B 해외 송금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는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B2B 사업을 확장하려는 카드사의 수요와도 맞닿아 있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 침체 등으로 '개인 소비'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법인카드 사업을 확장해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B2B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카드사는 성과를 창출해 냈다. '법인카드 명가'로 알려진 KB국민카드는 B2B 사업 활성화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5141억원) 부문에서 20.3%의 성장세를 이뤄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한 4027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국내 법인카드 시장 경쟁이 가속화된 가운데,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통해 B2B 사업의 파이를 더욱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것에 카드사가 절실한 이유 중 하나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담은 '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발행 주체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권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늦어지면 이미 '대세'가 된 글로벌 시장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유창우 전무는 "국내 카드업계는 그간 QR 코드 기반 결제 등 결제 환경 혁신에서 IT나 핀테크 기업에 비해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고 시장 판도 역시 즉각적으로 변화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웍스 / 손일영 기자 

원문 :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3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