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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월가 엔진도 블록체인 태운다”… DTCC, ‘미 국채 토큰화’ 첫 시험 가동
2025.12.18

미국 예탁결제공사(DTCC)가 미 국채를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제한적 시험에 나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전 승인 이후 처음으로 실제 수탁 자산과 연계된 온체인 테스트가 진행된다.

 

예탁결제공사는 17일(현지시각) 디지털애셋(Digital Asset), 캔턴 네트워크(Canton Network)와 협력해 미 국채 온체인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DTCC 산하 중앙예탁기관인 DTC(Depository Trust Company)가 보유·관리하는 미 국채를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 형태로 표현하는 첫 실증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증권거래위원회가 발송한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근거로 추진됐다. 해당 서한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DTC가 특정 증권 권리를 토큰화하는 실험을 진행해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파일럿에 참여하는 DTC 참가자들은 DTC에 예치된 미 국채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실물 증권과 법적 소유권 기록은 기존 예탁결제공사 중앙 장부에 그대로 남는다. 블록체인 토큰은 독립적인 증권이 아니라 소유권을 나타내는 표현 수단이라는 점이 명확히 설정됐다.

 

미 예탁결제공사는 내년 상반기에 초기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규제 환경과 고객 수요가 충족될 경우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술적으로는 미 예탁결제공사의 컴포저X 플랫폼과, 허가형 블록체인인 디지털애셋의 캔턴 네트워크가 활용된다. 캔턴 네트워크는 승인된 참여자 간 전송만 허용하고, 규제 준수를 위한 통제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DTCC 경영진은 이번 시험이 기존 시장 구조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브라이언 스틸 DTCC 청산·증권 서비스 부문 대표는 “토큰화의 이점을 활용하면서도 현행 시장의 법적 안정성과 보호 장치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파일럿은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 속에서 추진됐다. 토큰화된 미 국채 시장 규모는 현재 약 90억달러(약 13조원)로, 1년 전 25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온체인에서 결제 가능한 달러 기반 수익 자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예탁결제공사의 이번 실험이 제도권 금융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DTCC는 규제 승인 범위를 엄격히 준수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BLOCKMEDIA / 심영재 기자

원문 :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1021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