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은행 우선 구조 자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과 다른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에 보고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 쟁점 조율 방안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해 은행이 과반(50%+1)을 차지하는 컨소시엄부터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은행의 건전성과 감독 체계를 전제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단계적으로 제도권에 편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한정하는 접근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소속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은행 중심으로 가는 것에 대해 전면 반대라고까지는 아니지만, 꼭 은행 중심이어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상당하다”며 “컨소시엄을 특정 주체 중심으로 묶는 방식에는 대체로 반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안을 최대한 반영해 추진하는 법안과는 별도로, TF 차원에서는 논의를 거쳐 정부안과는 다른 방향의 안을 따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정부안과 TF안, 두 가지 트랙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금융위가 제시한 ‘은행 과반’ 절충안 역시 확정안이라기보다는 협상의 출발점에 가깝다는 인식이 강하다.
해당 관계자는 “금융위가 은행 컨소시엄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은행과 논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 발 물러선 측면이 있고, 그래서 오히려 국회에서 폭넓게 논의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은행 중심 요건이 완화되거나, 다양한 금융사·기술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수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발행 주체를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제도 도입 취지가 훼손되고,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과도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 초기 단계에서만큼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만큼 초기에는 은행 중심 구조가 안정성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 중심으로 출발하더라도 제도권 안에서 관리 가능한 틀을 먼저 만들고, 이후 참여 주체를 넓혀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며 단계적 완화를 통한 제도 설계를 주문했다.
금융권에서는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뚜렷한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최종 입법 과정에서 금융위 초안과는 다른 형태로 정리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우선 원칙이 유지될지, 보다 개방적인 컨소시엄 구조로 수정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데일리안 / 손지연 기자
원문 : https://www.dailian.co.kr/news/view/1596041/?sc=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