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열풍으로 시들해진 메타버스가 피지컬 AI(물리 AI) 실험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메타버스-AI 공진화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메타버스 솔루션 '옴니버스'에서 피지컬 AI를 훈련한다.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와 연계해 자율주행 및 로봇용 AI가 날씨, 장애물, 교통상황 등 다양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 '비전프로'로 사람의 동작을 캡처해 로봇 훈련에도 활용한다.
기존 로봇은 제품을 집어 올리는 '피킹' 공정시 정해진 패턴대로만 움직였다. 그러나 지멘스는 비정형화된 패턴으로 다양한 제품을 집어 올리면서도 피킹 정확도를 98%로 끌어 올렸다. AI 솔루션 '시매틱 로봇 픽 AI'가 산업용 로봇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한 덕분이다.
현실 세계와 비슷하면서도 물리적 제한이 없는 대규모 가상공간에서 AI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거치며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인다. 생성형 AI 기술로 메타버스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넘어, 메타버스가 피지컬 AI를 학습·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발전한 셈이다.
연구소는 "메타버스는 AI가 실제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중요한 도구"라며 "로보틱스 모델 같은 첨단 AI 기술을 훈련·검증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XR기기, 디지털 휴먼 등 메타버스 기술은 AI가 현실 세계를 인지하는 인터페이스로 활용된다. AI는 XR 기기의 카메라와 스피커로 외부 정보를 얻고, 디지털 휴먼 형태의 AI 에이전트로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운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론 AI와 메타버스가 융합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 전망이다. 연구소는 "AI와 XR기기, AI와 디지털 휴먼이 일상생활 속 필수도구가 돼 현실과 가상 세계 정보를 끊김없이 연결하고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것"이라며 "도시계획, 의료, 국방, 제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시뮬레이션이 일반화돼 AI가 분석과 예측을 넘어 의사결정까지 하는 자율 운영체계가 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니투데이 / 윤지혜 기자
원문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82515395843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