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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더 샌드박스 “AI가 창작자 군단 키운다…메타버스, 10년 뒤 디지털 국가로”
2025.09.04

“메타버스는 유행이 아닙니다. 5~10년 뒤엔 하나의 디지털 국가로 자리 잡을 겁니다.”

 

세바스티앙 보르게(Sébastien Borget) 더 샌드박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열린 ‘블록체인 리더스 서밋 2025(BLS 2025)’ 현장에서 블록미디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단기적 성장은 어렵지만, AI와 창작자 생태계가 결합하면 ‘디지털 네이션’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서히 자리잡을 새로운 디지털 공간으로 규정했다. 보르게 COO는 “샌드박스를 게임 플랫폼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며 “이용자가 직접 아바타와 토지, 게임을 제작하고 소유할 수 있는 탈중앙 가상세계라는 점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드박스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디지털 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성공,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달려”

 

2011년 모바일 게임으로 출발한 더 샌드박스는 2018년 블록체인 기반 가상 세계로 전환하며 가상 부동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스눕독, 구찌, 워너 뮤직 등 40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으며, 지갑을 연동한 이용자 수만 전 세계적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하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보르게 COO는 이러한 성과가 단순한 이용자 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 음악, 스포츠, 미술관 등 다양한 산업이 샌드박스 안에서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며 “콘텐츠의 영역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특정 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러 영역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은 향후 대중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외부 브랜드와 협력이 메타버스 성장에 기여하더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국 창작자 생태계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보르게 COO는 “메타버스 창작자는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만, 현재는 수익화 방식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앞으로는 이용자의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고 크리에이터가 자립할 수 있는 새로운 보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어야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유지된다”며 샌드박스가 준비 중인 보상 구조를 소개했다. 그는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아바타·아이템·게임 등을 대체불가능토큰(NFT)로 발행해 판매하거나, 이용자 참여와 소비 활동에 따라 로열티와 수익이 분배되는 모델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I, 창작 문턱 낮추고 메타버스 확산 견인할 것”

 

보르게 COO는 보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제작과 참여에 나설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 해법으로 인공지능(AI)을 제시하며 “AI는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라며 “더 많은 창작자가 메타버스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드박스는 이미 이런 방향에 맞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화를 관리하거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캐릭터(NPC)를 만들고, 3D 모델을 생성하는 데 AI를 도입했으며 앞으로는 단순히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게임 속 자산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보르게 COO는 이 같은 기술 발전이 단순히 창작 과정을 돕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의 확산과 사회·경제 전반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샌드박스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사람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사업을 하고 문화를 공유하며 독립적인 경제를 형성하는 ‘디지털 네이션(Digital Nation)’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외부 자본과 기술이 유입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가 가상 공간에서 재화를 사고팔 수 있는 결제망이나 외부 투자자가 메타버스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바로 그런 사례”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과 디지털자산 활용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의 미래와 향후 계획에 대해 보르게 COO는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비전을 내놓았다. 그는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당장 폭발적인 성장을 바라기는 힘들다”면서도 “과거 인터넷이 보급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샌드박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프라와 생태계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미디어 / 오수환 기자

원문 :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97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