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닫기 닫기

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기사도 IP 자산으로"...이승윤 대표의 블록체인 해법
2025.09.11

“유튜버·블로거 등이 특종·단독·인터뷰와 같은 언론사 기사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로 수익을 낼 경우, 언론사와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IP(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IP(지식재산권) 플랫폼 ‘스토리’를 만든 이승윤 PIP랩스 대표는 지난 2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시대에 IP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만큼 IP 권리자와 IP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IP를 보호하기 위해 못 쓰게 막고 차단하는 방식으로는 AI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면서 “IP를 적극적으로 쓰도록 하되 그에 따른 수익을 나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2년 미국 팰로앨토에서 PIP랩스를 창업했다. 이 회사의 누적 투자액은 1억4000만달러(약 1900억원)로 기업 가치는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간단히 말하면 IP를 갖고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만화 캐릭터와 같은 IP를 가진 사업자는 누구나 플랫폼에 자신의 IP를 올리면 되고,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은 이곳에서 IP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IP 블록체인 플랫폼은 AI 시대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IP를 활용하기 위해 IP를 보유하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해당 IP 사용 조건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했다”면서 “이 때문에 무단으로 IP를 활용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IP를 중개자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IP 시장 규모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IP 소유자는 IP 이용 조건을 플랫폼에 상세하게 명시하고, IP 이용자는 이 조건에 맞춰 이용하되 수익을 공유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AI 학습용 데이터를 IP 자산으로 등록할 수 있는 플랫폼인 ‘포세이돈’도 최근 출시했다. 그는 “IP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AI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라며 “AI 기업들은 포세이돈에 등록된 데이터를 정당한 대가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세이돈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에서 1500만달러(약 208억원)를 투자받았다.

 

이 대표는 언론사에도 해당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언론사가 생산한 특종·인터뷰 기사를 인용해서 유튜브 영상이나 블로그를 만드는 사람이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언론사들이 그 수많은 창작물에 일일이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적극적으로 언론사의 기사를 창작자들에게 제공하고, 그들이 해당 기사로 만든 콘텐츠로 수익을 냈을 때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해당 콘텐츠 밑에 언론사 기사 링크를 걸어놓는 것을 이용 조건으로 명시한다면 언론사 홈페이지 트래픽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2016년 창업한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는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5000억원에 인수됐다. 그러나 카카오는 래디쉬를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사업을 종료하기로 최근 공지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종료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매출 악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였고 그래서 카카오도 투자를 했었다”며 “서비스가 종료한다고 하니 창업자로서 아쉬운 마음이지만 기업 매각 후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전략책임자로 일하다 2022년 퇴사하고 PIP랩스를 창업했다.

 

조선일보 / 김강한 기자

원문 :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9/11/OAIZL6ZEXJFOHO77A2LQZDR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