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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카드처럼 쓰지만 저축도 되는, 블록체인 기반 새로운 결제" 스크롤의 제안
2025.09.11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블록체인이 이제는 카드 결제라는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더리움 확장 솔루션 스크롤(Scroll)은 디파이 프로젝트 이더파이(EtherFi)와 협력해 은행 계좌 대신 내가 가진 이더리움을 담보로 쓰는 '이더파이 캐시 카드'를 선보였다. 겉으로는 비자(Visa) 카드와 똑같이 편의점·마트·해외에서 긁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카드사가 내가 맡긴 이더리움을 담보로 대신 결제해 주는 구조다.

 

지난 8일 데일리안과 만난 샌디 펭 스크롤 공동창업자는 '이더파이 캐시 카드'의 특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결제 경험을 만들고 있습니다. 캐시백은 즉시 들어오고 수수료는 체감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거래 내역을 가릴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이더파이 캐시 카드는 전 세계 Visa 가맹점에서 쓰는 일반 카드처럼 결제된다. 다른 점은 내 통장 돈이 아니라 내가 맡긴 이더리움(eETH)을 '담보'로 쓴다는 것이다. 담보로 맡긴 eETH는 Vault(볼트·디지털 금고) 에 들어가 계속 이자를 벌고 이용자는 그 담보를 근거로 카드를 긁어 소비한다. 캐시백은 기본 3%, 최대 5%까지로, 결제 즉시 스크롤 토큰으로 들어온다.

 

펭 창업자는 스크롤과 이더파이의 파트너십에 대해 '각자의 강점을 합친 전략적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예전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만 강조했지만 이제는 기술과 소비자 경험을 동시에 이해하는 팀이 성공한다"며 "속도·보안·프라이버시 같은 체인 레벨 기술은 스크롤이, 소비자 친화적인 카드와 서비스 설계는 이더파이가 담당했고 두 팀의 시너지가 저축과 소비를 동시에 아우르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더파이가 스크롤을 선택한 것은 기술적 차별성 때문이다. 스크롤은 업계 최초로 'Stage 1 보안 인증'을 획득한 ZK 롤업이다. 펭 창업자는 "타 롤업은 자산 이동에 일주일 가까이 걸리지만, 스크롤은 약 2분이면 완료된다. 수수료는 건당 0.0002 달러 수준이라 사실상 무료"라며 "카드 결제 직후 캐시백이 바로 지갑에 반영되는 것도 이 속도가 만든 사용자 경험"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크롤은 선택적 프라이버시 기능(Cloak)을 제공해 개인 송금이나 공공요금 납부처럼 거래 내역을 숨길 수 있는 옵션도 마련했다.

 

이더파이와 스크롤의 협업은 수치로 입증됐다. 펭 창업자는 "카드 출시 3개월 만에 예치자산(TVL) 2억 달러, 누적 거래 45만건, 총 발급 카드는 1만7000개라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펭 창업자는 캐시백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캐시백으로 쓰이는 스크롤 토큰 재원은 에코시스템 예산에서 지급되지만, 이더파이 Vault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는 수수료 개념으로 운영 측에 배분되는데 그 운영 몫도 캐시백 재원으로 쓰인다"며 "나아가 토큰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 모델로 이어져 서비스가 지속가능하도록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펭 창업자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갖춘 나라"라며 "카카오나 네이버 로그인 같은 간편 인증, 일상화된 간편결제 문화에 블록체인의 장점을 결합하면 빠르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일리안 / 황지현 기자

원문 : https://www.dailian.co.kr/news/view/1546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