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닫기 닫기

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플랫폼 없이 자산 사고파는 '웹3' 시대… 金 토큰화가 시작점"
2025.09.24

"금은 더 이상 장롱 속에 묵혀두는 자산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금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이상윤 아이티센글로벌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생활 금융'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그는 "금 같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면 소비자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필요시 금 코인을 담보로 대출받아 결제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바로 '웹3' 시대 금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2005년 설립 이후 시스템통합(SI),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전통 IT 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웹3, 디지털 금융, 실물자산 연계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히며 차세대 금융생태계의 대표 기업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2조9033억원, 영업이익 55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 부사장은 "전통 IT 계열사들의 안정적 성과와 한국금거래소·금거래소디지털에셋 같은 웹3 자회사들의 성장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웹3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이 데이터와 자산을 직접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환경이다. 기존 인터넷(Web2)에서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를 독점했지만, 웹3에서는 이용자 스스로 소유권을 가지며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누군가의 중개 없이도 개인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열리고 있다"며 "금 같은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생활 속에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아이티센글로벌 자회사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 협력해 내놓은 금 실물 신탁 상품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각 가정의 장롱 속에 있는 금을 포함해 국내에 잠들어 있던 약 800t(약 120조원 규모)의 금을 수익화하는 새로운 자산 관리 모델로, 개인 입장에서도 금값이 오르는 것 외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자산을 유동화시켜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을 보유하는 동시에 유동화시켜 사용하는 자산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디지털 자산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물연계자산(RWA) 플랫폼 '골드스테이션'과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이 운영하던 디지털 금 거래 서비스 '센골드'를 시작으로 실물 금에 연동된 새로운 RWA 토큰을 글로벌로 확대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센골드'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비단(BDAN)'으로 양수도돼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소액으로 금에 접근하고 거래할 수 있는 '포용 금융'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도 적극적이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오픈블록체인협회(OBDIA) 스테이블코인 분과 부회장사로 활동하며 국내 시중은행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일본토큰증권협회(JSTA),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JPYC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는 "일본 주요 기관과 협력해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며 "온체인(On-Chain) 시대로의 전환과 디지털자산 제도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웹3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일상이 되는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은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 김대기 기자

원문 : https://www.mk.co.kr/news/it/11426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