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도권 편입 방침에 따라 조각투자 시장이 유통 플랫폼 주도권 전쟁에 돌입했다. 한국거래소 컨소시엄(KDX),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NXT), 루센트블록 연합 등 3곳이 예비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조각투자 상품 발행 플랫폼들도 자사 상품을 유통할 거래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일찍이 컨소시엄에 뛰어들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예비인가 신청을 마감했다.
신청을 마친 곳은 총 3개사로 ▲거래소·코스콤 연합 ▲넥스트레이드 연합 ▲스타트업 루센트블록 연합 등이다. 금융위는 단독 회사보다 컨소시엄 형태에 인가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최근 한달 간 거래소, 증권사, 조각투자 스타트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이 벌어졌다.
가장 덩치가 큰 거래소와 코스콤 연합, 가칭 KDX는 키움증권·교보생명·카카오페이증권 3사가 공동 최대주주로 있다. 이 밖에 흥국증권과 한국거래소가 5% 이상 주주로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넥스트레이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가칭 NXT컨소시엄에는 신한투자증권, 뮤직카우, 아이앤에프컨설팅, 하나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5% 이상 주주로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루센트블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최대주주로, 한국사우스폴벤처투자펀드3호가 10% 이상 주요주주로 있으며 하나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과 보안업체 티오리 등도 합류했다.
이미 조각투자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는 뮤직카우, 카사, 펀블 등 발행업체들도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부동산 조각투자사 카사와 펀블은 한국거래소와 손잡았으며 음악 저작권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뮤직카우는 넥스트레이드를 선택했다.
증권의 발행·유통 분리 원칙에 따라 이들은 단계적으로 자체 거래 시장을 닫아왔거나 닫을 예정인데, 미리 컨소시엄에 합류해 수익증권이 거래될 플랫폼을 확보해 놓는 차원에서다.
컨소시엄 내 지분을 30% 미만으로만 가져가면 컨소시엄으로 설립하는 별도 법인이 만드는 플랫폼에 상품을 거래시킬 수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사 루센트블록은 발행과 유통 중 유통을 선택하고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3개 컨소시엄 중 실제 인가 문턱을 넘은 곳은 2곳뿐이다. 금융위는 과열 경쟁과 거래량 분산으로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기보다는 소수 업체 인가부터 시작해 플랫폼을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가 신청기간엔 업체 간 분쟁이 일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넥스트레이드가 루센트블록과 맺은 기밀유지계약(NDA)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그 과정에서 루센트블록의 내부 자료가 경쟁 인가 준비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넥스트레이트는 루센트블록에서 받은 자료에 기밀로 볼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샌드박스 사업자와 그 컨소시엄에는 인가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으며, 외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 우연수 기자
원문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31_0003385831